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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심리학 : 건강과 행복 추구 - 김교헌(한국건강심리학회장)
작성일 :
2007-04-04
조회 :
3870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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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행복’은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 오던 핵심 가치다. 건강심리학에서는 이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과 개입을 추구하려 한다. 일상에서 당면하게 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대처하는 효율적인 원리와 방법을 밝히려 하며, 먹고 자고 놀고 운동하고 여가를 즐기고 일하고 사랑하는 과정과 결과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려 한다.
  그러나 인간의 건강과 행복 추구를 도우려는 시도가 어디 건강심리학만의 전유물이겠는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인간의 모든 시도는 궁극적으로 건강과 행복의 추구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건강심리학적 접근의 특색은 그것의 역사와 배경에서 유래할 것이다. 아직 초기 형성 단계에 있는 건강심리학의 역사와 고유한 학문적 배경을 살펴서 건강심리학의 특색을 알아보기로 한다.
  건강심리학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973년 미국심리학회가 건강 연구에 대한 심리학의 잠재력을 탐색하기 위해 Schofield를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3년 뒤에 “심리학자가 건강 연구에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수행한 연구들도 대부분 심리학 외의 잡지에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심리학이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계기로 1978년 Matarazzo를 초대 회장으로 미국심리학회 38분과인 건강심리학회가 발족하였고 1982년 학회 공식 학술지인 Health Psychology가 발간되기 시작했다.
  건강심리학이 새로운 과학적 전문영역으로 발달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관련분야의 기여가 있었다. 임상심리학과 의료심리학, 전염병학과 공중건강, 의료사회학과 의료인류학, 정신신체의학 및 질병에 대한 생물심리사회적 접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건강심리학과 비슷한 시기에 함께 출범한 행동의학(Behavioral Medicine)이나 행동건강(Behavioral Health)으로부터도 영향을 주고받았다. 행동의학이 생리학과 의학 영역에서 유래하는 생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행동과학적 영역(핵심적으로 심리학)에서 유래하는 지식 및 기술과 통합하려는 학제간 성격을 많이 지니는데 반해, 건강심리학은 심리학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있다. 즉, 건강심리학은 심리학의 한 하위분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Matarazzo의 말처럼, ‘심리학’은 주제 영역을 지칭하는 명사로, ‘건강’은 심리학이 적용되는 문제나 장면을 규정하는 형용사적 의미로 사용한다.
  건강심리학은 비교적 짧은 기간의 역사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유한 전문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여러 나라에서 건강심리학회가 구성되었고 국제 학회도 설립되었다. 건강심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학술지들이 발간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과 박사 후 훈련 과정이 자리를 잡았다. 미국전문심리학위원회(ABPP)의 한 하위분야로 인준을 받았으며, 최근 미국심리학회나 세계심리학회의 학술발표에서 가장 많은 발표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2001년 미국심리학회에서는 ‘건강 증진’을 학회의 핵심 사명 중 하나로 추가했다. 건강 증진은 건강심리학의 핵심 사명에 해당한다.
  한국건강심리학회는 1994년 이현수 선생님을 회장으로 하여 출범했다. 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한국심리학회지: 건강’이 1996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연 4회로 발간 횟수를 늘였다. 학회지는 학술진흥재단의 등재지로 인증을 받았고 많은 건강 관련 논문들이 투고되고 있으며, 심리학을 넘어서 의학이나 간호학 혹은 사회복지학 등 다른 전문분야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건강심리전문가 제도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으며, 현재 40여 명의 전문가들이 배출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연 4회의 학술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4년에는 서울에서 아시아건강심리학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여 국제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학회의 회원 수도 초기보다 크게 증가하여 현재, 4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건강과 행복 추구는 인류에게 장차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심리학적 지식과 기술의 추세를 감안할 때, 필자는 머지않은 장래에 심리학이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실천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건강심리학은 인간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가장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문분야로 성장할 것에 틀림이 없다고 믿는다. 건강과 질병에 대해 ‘생물?심리?사회적’인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려는 전인적 자세와 질병이나 취약성에만 좁은 시선을 고정시키지 않고 인간과 삶의 강점과 덕성과 풍부함을 함께 조망하고 문제의 예방과 강점의 육성을 강조하는 적극적 태도는 건강심리학이 출발 시점부터 견지해 온 주요 특성 중 하나다. 이런 특성은 고령화 시대의 화두인, '건강 여명(healthy life expectancy)'을 늘이려는 노력과 시도에 잘 어울린다.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최근 Friedman과 Adler(2007)는 건강심리학에 대한 정의를 보다 좁힐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심리학을 학문적인 면에서는 “건강 및 건강 보호와 관련되는 심리적 과정에 대한 과학적 연구”로, 전문직업과 정책적인 면에서는 “건강을 증진하는 사고와 감정 및 행동을 이해하고 돕는 기초 심리학 이론과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를 활용하는 시도”로 정의하자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1980년대 방식과 같은 건강심리학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로는 학문적이고 전문직업적인 정체성을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심리학은 여전히 빠르게 진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젊은  분야이다. 한국 건강심리학은 한국인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문화에 맞는 심리학적 지식과 기술을 축적하고 활용해야 할 일차적 책임이 있다. 도전과제는 만만치 않지만 가능성은 무한해 보이며 참고할 수 있는 모본들도 적지 않다. 한국 건강심리학의 큰 내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