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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심리전문가의 역할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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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강심리학 발전을 위한 의견
작성일 :
2008-04-23
조회 :
1542

한국 건강심리학 발전을 위한 의견

 

이종목(전남대학교 심리학과)


우선 한국 건강심리학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안하기 이전에 제안자는 산업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산업심리학의 한 측면에서 건강심리학 발전에 대한 몇 가지 제안점을 제시하려한다는 점을 밝힌다. 산업심리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 볼 때, 한국의 건강심리학은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상호 동일하지 않은 동․서양 문화간의 충돌로 해서 생기는 산업문화 갈등과 거기에서 파생되는 산업근로자들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는 20세기를 넘어 새 천년시대의 빠른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산업현장 및 사회현장에서 나타나는 각종 산업 및 사회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건강의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   
우선 동․서양 문화 갈등 또는 충돌에서 나타나는 산업문화스트레스의 문제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난 20세기는 분명 이질 문명간의 문화 충돌 시기(사실은 서양문화의 동양문화 및 기타 문화에 대한 일방적 수용을 강요한 패권주의적 문화전쟁이지만)에 해당된다. 산업분야에서 문화 충돌의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부터라 한다. 동․서양간의 문화적 차이는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서양은 열린 세계인 해양문화이며 동양은 닫힌 세계인 대지문화라 한다. 서양은 자연에 대하여 진화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나 동양은 변화라고 인식한다. 자연 환경에 대한 서양문화의 기본 반응은 투쟁이며 동양에서는 조화다.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도 서양문화는 분리와 투쟁으로 보지만 동양문화는 조화의 개념으로 본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도 서양은 개인을 중심으로 한 대립과 투쟁의 관계로 보지만, 동양에서는 관계를 중심으로 한 조화에 근본하고 있다.
Hofstede는 50개국에서 116,0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산업문화 차이를 연구․발표한 바가 있다. 동양과 서양은 개인주의와 집합주의라는 상반적 문화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의 산업문화는 집단이익보다는 개인이익이 우선하지만, 한국 일본 등 동양의 산업문화는 집단목표나 욕구가 우선하고 감정적인 유대가 있는 내집단으로서의 가족적 개념인 고용주와 종업원의 관계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근로자들에게 높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는 해당 문화권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에 결정적인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양문화권에서 개발된 경영철학이나 산업기법들은 모두 서양문화에 적합한 것들이어서, 동양의 산업근로자들에게 서양의 그러한 기법이나 철학을 강요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이 되며, 그러한 결과 근로자들의 건강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급속한 산업기술의 변화의 맥락에서 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감수하게 될 근로자들의 스트레스와 정신적․신체적 건강의 문제이다. 현대 산업근로자들은 앞에서 첫 번째로 지적한 동․서양간의 문화충돌과 또 한편으로는 빠른 기술변화의 해체 및 소멸시대를 접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적응의 실패와 그에 따른 결과에 관한 문제가 매우 심각한 해결문제로 등장한다.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여 년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처해 있다. 즉 오늘날은 모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산업시대에서 마이크로세서로 정의되는 디지털시대로의 이동시기에 놓여있다. William Strauss와 Neil Howe는 모든 문화는 몇 십 년의 주기를 반복하면서 순환한다고 말한다. 즉 모든 문화는 80~100년을 단위로 성장, 성숙, 해체 그리고 소멸(공황)이라는 자연주기를 맞는다고 하는데, 새로운 2000년에 돌입한 우리는 해체의 마지막 단계 또는 소멸의 첫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본다. 우리는 몇 년만에 우리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급격히 변화시킬 일련의 사건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가족의 단위는 약화되고, 이상은 논쟁으로 치닫고, 각종 제도는 침식되고, 문화는 회의론에 빠지게 되고, 사회구조는 분산되고, 세계관은 혼합되며 사회적으로는 개인주의가 절정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견한다. 신세대 젊은이가 전통 세대의 상사에게 보고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전통 중역세대와 사회 초년병이 벌리는 갈등 구조 속에서 얼마나 난해한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고도의 기술혁신에서 오는 테크노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한국의 산업근로자들의 질병이 선진국화한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고, 한국에서도 직장의 엘리트 사원이나 맹렬 사원들이 급사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우리의 산업근로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산업문화스트레스와 테크노스트레스에서 헤어나 건강한 근로생활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예방 정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예방정책 중에서 산업심리학자들이 해야 할 역할은 바로 이러한 스트레스를 예방관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현장에 활용하는 일이다. 선진국의 경우 각종 산업스트레스로 인해서 받게되는 경제적 손실이 GNP의 10%를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산업심리학자들이 제작한 스트레스 관련 프로그램의 효과가 200-800%의 투자환수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제 한국의 산업심리학자들이 산업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근로자들의 건강을 약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은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서양의 프로그램들은 모두 그들 문화에 적절한 고도의 개인중심적 인간관에 기초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훌륭한 우리의 프로그램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근로자들의 의식과 행동을 연구하는 일이 선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砂上樓閣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에 맡는 우리를 철저하게 이해․연구하고, 이러한 연구결과에 바탕한 각종 교육 및 프로그램이 보급될 때 우리 산업근로자들의 진정한 건강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작성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이해하고, 수년 전부터 문화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공식적으로 문화를 연구하는 석사과정을 이수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은 문화에 대한 몇가지 논문들을 정리하여 발표해 보기도 하였다. 본인이 한국에 대한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되고, 이에 따른 한국 특유의 산업스트레스에 대한 이해의 안목이 깊어질 때, 산업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하여 스트레스 대처 프로그램을 제작․보급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