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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심리전문가의 역할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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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건강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구상
작성일 :
2008-04-23
조회 :
2139

한국에서 건강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구상

 

한덕웅(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한국에서 건강심리학 분야는 초기 수립 단계로서 백년을 내다보고 장기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단기적으로는 장기 발전 방향과 조화되도록 여러 세부 영역별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설계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장∙단기 발전을 위한 구상들 가운데 필자가 노력을 쏟게 될 주제들을 제시하기로 한다.
장기 발전 계획으로 볼 때 한국 실정에 맞는 건강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그리고 연구와 응용 간에 균형있는 발전이 도모되어야 상호 자극을 제공하여 건강심리학을 발전시키는데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초기 단계에서 이론이나 연구의 기반이 결여된 채 건강증진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건강을 증진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데 활용하고자 일방적으로 응용에만 지나친 관심을 보인다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연구의 기반이나 이론의 한계 때문에 현실에 맞지 않을 경우에는 원점으로 되돌려야 하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현실의 요구에 대비하는데 다소 느린 전략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이론이나 연구의 기반이 있는 실용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이 프로그램들이 개발되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현실에 응용하여 실제 유용성과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이론이나 연구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단기적으로 한국 실정에서 요구되는 건강심리학의 연구나 이론의 기반을 확립하는 과제가 대두된다. 필자는 이 관점에서 현재까지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건강심리학이 발전되어서 이미 직업적으로 제도권 기반을 마련한 단계에 진입한 선진국에서 건강심리학이 전문적 연구나 활동면에서 어떤 경향을 보이며 한국 실정을 고려할 때 어떤 과제들이 대두되는지 논의한 바 있다(전겸구와 공동집필, 1994).  또한 필자는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한국인들이 건강과 질병에 관해서 지니고 있는 신념, 태도, 암묵적 이론들과 아울러 건강의 증진이나 질병의 치료와 관련해서 보이고 있는 일상적 행동들을 연구하여 보고하고 있다. 이 소주제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필자는 한국인들이 건강과 질병에 관해서 지니고 있는 사회인지들과 실제로 건강의 증진, 질병의 예방 및 질병의 치료에서 보이고 있는 행동들을 한국인의 토착신념들을 포괄하여 연구하여 보고한 바 있다(1998, 1999).
이 연구들을 수행하면서 건강심리학이 이론이나 실용의 측면에서 잘 발전되고 있는 외국에서 이미 제안되어 있는 건강행동의 이론과 실제 연구 결과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한국 실정에 맞는 건강행동 이론과 측정도구를 개발하는데 활용할 시사점들을 논의한 바 있다(1999). 그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신념, 태도, 암묵적 이론 및 실제 행동들이 스트레스나 질병에 어떤 형태로 연결되는지 대학의 학생, 일반인 및 산업체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일련의 연구 결과들도 보고한 바 있다(1995, 1996, 1997). 또한 현재 이에 관하여 전국 표본을 대상으로 대단위 조사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또한 필자는 한국의 전통 한의학에서 건강과 질병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안하고 있는 토착 건강심리학과 아울러 정서와 질병의 관련성을 다룬 토착 정서-질병론을 정리하여 발표한 바 있다(한덕웅, 2000). 앞으로도 계속해서 토착 의학사상이나 민속으로 면면히 이어져서 현재도 한국인들이 건강의 증진이나 치료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건강심리이론들과 실용 기법들을 발굴하여 현대 시점에 맞는 건강심리 이론과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앞으로도 이 주제들에서 이론과 응용에 활용될 기초 자료들을 제공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 병원 혹은 건강심리와 관련있는 의료기관이나 연구소에서 실무에 사용할 진단 도구들도 제작하고자 한다.
필자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전국 조사 자료들은 건강과 관련된 신념, 태도 및 행동들을 진단하는 도구를 개발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 진단도구를 개발하게 되면 의료 분야에서 제도적으로 잘 확립되어 있는 종합병원의 가정의학과 등에서 건강심리학자가 근무하면서 실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앞으로 건강심리학자들이 병원의 가정의학과 등에서 신체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목적으로 내원한 사람들과 치료중인 환자들에게 실시하여 건강심리와 행동에서 어떤 문제점들을 지니는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진단하고 건강에 관련된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의학적 치료의 효과와 아울러 건강심리와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사용한 프로그램이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평가하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전국 조사의 자료는 환자들이 현재 지니고 있는 중요한 신체 질병의 범주별로도 분석하게 되므로 각 질병별로 흔히 나타나는 건강심리와 행동의 문제점들을 알아내어서 질병별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므로 건강심리학자들이 현장에서 일할 때 현실적으로 유용한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한편 필자를 중심으로 현재 수행하고 있는 행동에 관한 연구들 가운데는 의료 선진국에서 건강이나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 건강심리학자들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섭식행동, 음주행동, 흡연행동, 그리고 사고사나 부상에 연결되는 운전행동 등에 관한 연구가 있다. 앞으로 운동행동에 관심있는 대학원생들이 필자가 근무하는 교실에 입학할 경우 이 분야까지 연구의 영역을 확장하여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이 건강 행동들에 관한 연구에서도 특히 사회심리 이론들 가운데 유용한 이론들을 발굴하고 확장하여 이론적 기반을 구축하고 실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양 측면의 연구를 진행시켜서 이론과 실무가 함께 진전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현재 섭식행동과 음주행동에 관한 연구는 전국 조사를 실시하여 얻은 자료를 분석 중에 있고, 섭식행동 영역에서는 이민규 박사(2001)에 의해서 이미 훈련 프로그램이 시안으로 마련되어서 발표된 바도 있다. 앞으로 이 시안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일차적으로 대학생 등 섭식조절에 관심이 있는 건강한 집단이나 섭식장애자들에게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앞에서 언급한 주제들 이외에 스트레스의 측정 및 관리에 필요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고 이론적으로도 중요한 정서 스트레스 및 삶의 질 척도도 개발하고자 한다. 현재 정서 스트레스와 삶의 질 척도는 필자와 강혜자 박사(2000)가 보고한 한국어 정서용어총집을 사용하여 제작 중에 있다. 이 연구들은 이론의 측면에서는 스트레스나 삶의 질이 신체건강이나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의 관리에 응용할 경우 여러 기법들의 상대적 유용성을 알아내어서 선별적으로 기법을 조합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서구의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발전된 이론들을 한국에서 건강심리학 분야에 적용하는 다른 연구들도 현재 진행중에 있다. 예를 들면 강혜자 박사와 함께 Higgins의 자기차이이론이나 조절초점을 신체질병의 발생 과정을 설명하는데 응용한 바 있다(2000). 또한 이경성 박사와 함께 부부관계의 갈등이 신체질병과 연결되는 경로를 귀인과정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장차 이 연구들을 활용하여 실제로 신체병리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조절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말해서 필자는 한국 건강심리학 분야에서 한국 문화에 적합한 이론을 연구하면서 실제 응용에서도 이론의 기반이 있는 건강증진이나 질병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무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 구상에서 필자는 기구의 지원, 팀의 구성과 운영, 제도적으로 확립된 의료기관과의 협력 등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아서 책임을 감당하므로써 한국에서 건강심리학을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감당하고자 한다.